1채당 9백만원씩 100채를 지은 사회적 건축사

건축계의 세계 최고 권위의 ‘프리츠커상’의 2016년 수상자는 사회참여형 건축에 힘쓴 칠레 건축사 ‘알레한드로 아라베나(48.사진)’가 선정됐다. 프리츠커상은 세계적 호텔체인 ‘하얏트’를 소유한 미국 시카고 부호가문 프리츠커가(家)가 “인류와 건축문화에 일관적이고 의미있는 기여를 한 생존 건축사를 기린다”는 취지로 1979년에 제정했으며,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8명의 건축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아라베나는 사회 참여적 건축 운동의 부활을 상징한다”며 “특히 그는 주택 문제 해결과 모두를 위하는 도시환경 건설에 오랜 시간 노력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는 2004년 칠레의 항구도시 이키케(iquique)의 슬럼가의 5,000㎡의 땅에 저소득층을 위한 집을 짓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정부 보조금은 한 채당 7,500달러(약 9백만원).
아라베나가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상의 건축물을 제공하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는 ‘절반의 좋은 집(half of a good house)'이었다. 7,500달러를 최대한 활용해 땅의 절반에만 집을 짓고 나머지 공간은 거주자가 돈을 벌어 증축할 수 있도록 남겨둔 것. 슬럼가의 주민들은 이 곳에서 정착하여 집을 확장해 나가, 현재이 지역의 주택 가치는 세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아라베나는 “건축은 미적 탐구과정이라기보다 공공서비스”라고 그의 건축철학을 밝혔다. 상징적이고 미적인 건물을 추구하는 주류 건축계와는 다른 관점이다. 그는 또 “건축은 건축사 집단의 관념적 탐구의 결과가 아니라, 그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삶이 녹아들어야 비로소 완성 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과 활동을 바탕으로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그를 “진정으로 훌륭한 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한 건축사”로 평가했다.
아라베나의 이번 수상은 칠레 건축사로는 최초고 남미 건축사로서는 4번째 수상이며 역대 최연소 수상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됐다. 2016 프리츠커상 시상식은 오는 4월 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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