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기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인터뷰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중인 조충기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을 인터뷰했다. 지나온 협회 역사에 대한 감회를 밝히며, 협회 미래 뿐만 아니라 운영 전반에 걸친 폭넓은 사안에 대해 막힘 없이 대답했다. 

대한건축사협회 50주년이다. 대한건축사협회 반세기를 어떻게 평가하나. 소감은?
대한건축사협회는 대한민국 건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건축사들의 모체다. 정관에서도 보듯 건축에 대한 국민의 이해증진, 쾌적한 도시 및 건축환경 조성, 건축문화 발전 및 건축기술의 향상, 미래건축에 대한 연구지원, 건축사의 품위보전과 권익증진 등 공익에 이바지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협회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 건축계가 도약 할 수 있다. 1965년 창립시 128명에 불과했던 회원이 50년이 지난 지금은 9606명에 달한다. 실핏줄처럼 전국 조직을 갖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데,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 124개 지역건축사회, 7개 기구를 거느리고 있다. 이러한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협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다.

대한건축사협회는 회원을 위해 존재한다. 회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할 책무가 있다. 대한민국 건축과 함께 한 50년간 꾸준히 역할을 해온 것 때문에 지금 우리 건축의 모습이 있다고 본다.

새로운 50년, 대한건축사협회 나아가 건축계가 더 큰 도약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한건축사협회 50년 역사를 통해 축적된 역량과 DNA를 살려 새로운 미래에 맞는 협회상을 정립해나가야 한다. 앞으로 협회가 추구해야 할 5가지 방향은 법제도, R&D, 홍보, 사회공헌, 미래인재육성 등이다. 5가지가 조화를 이뤄 톱니바퀴처럼 시너지를 내 새로운 차원의 협회기능이 작동해 능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건축 5대 목표인 ‘R&D 투자’ ‘법제도 개선’ ‘미래인재 육성’ ‘사회공헌사업’ ‘대국민 홍보’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앞으로의 계획은?

건축 5대 목표는 건축이 국가와 국민에게, 나아가 세계에 기여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다. ‘R&D 투자확대’는 건축이 건설을 선도해나가기 위한 핵심이다. ‘법제도 개선’은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개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다. 그리고 R&D와 법제도 개선은 함께 가야하는 정책적 과제다.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회원사 직원교육을 통해 장단기적인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구상중이고, 어린이 건축창의체험교실도 이러한 사업의 일환이다. 또한 청년위원회를 통한 신진건축사들의 조기정착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기획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축의 경쟁력 향상과 산업의 영속성을 위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사회공헌사업 확대’, ‘대국민 홍보’는 협회의 사회적 의무이자 역할로서 네팔지진구호성금 전달 등 국제구호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잔지바르 희망학교 프로젝트’는 SBS와 굿네이버스와 진행하며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중등학교를 설립해주는 건축사의 재능기부 활동이다. SBS와의 협업을 통해 건립과정 영상을 제작해 방영할 계획도 논의 중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대국민 홍보효과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또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통일나눔펀드도 진행 중이다. 현재성금모금이 진행 중에 있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건축종합정보센터’ 에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회원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협회가 현재 과감하게 추진하는 모든 사업들은 ‘회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장 연내에 KIRA ICT사업 일환의 CAD 공동구매, 입찰정보, 모바일서비스 등 건축사사무소에서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기자재, 정보 등을 협회에서 보급하고 서비스해나갈 것이다. 차츰 서비스를 확충해 발전시켜 나간다는 생각이다. 건축종합정보센터의 성공적 시행 및 정착을 통한 연구개발 → 법제도 선진화 → 회원 경쟁력 강화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경쟁력은 하루 아침에 생겨나는 게 아니다. 미래를 끊임없이 준비하고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협회가 중장기 전략 하에 앞으로 나아가려면 현재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개요는 간단하다.
건축종합정보센터는 ICT 기반의 건축 통합 정보서비스 체계다. 회원경쟁력과 협회 자생력을 위해 고안된 사업이다. 수익사업, 회원경쟁력 강화, 운영환경 개선 세 가지를 전부 겨냥해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 현재 회비에 한정된 협회 수입구조에 변화를 줘야하는 시점이고, 회원서비스를 강화해 회원가입률도 높여야 협회가 생존할 수 있는 시대다. R&D, 법제도개선, 홍보사업을 하려면 재원이 필요한데 KIRA ICT로 이를 해결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궁극적으로는 건축컨텐츠 정보제공(건축아카이브), 건축 빅데이터 서비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법제도개선, R&D 등에 활용할 것이다. 이러한 KIRA ICT사업은 대한건축사협회 회원 모두가 추진주체라야 성공할 수 있다.

건축사대회, 산업대전 등의 행사는 어떻게 변모되나?
건축사대회는 1만 회원과 50만 건축가족이 대한민국 그리고 국민과 함께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인천시민 300만과 어우러져 건축사와 협회를 알리는데 역점을 두겠다. 2017년 대선에 앞서 전회원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좋은 기회다.
10회를 맞는 산업대전은 매일경제와 협력하여 규모, 내용, 시스템적으로 재검토해 명실상부 최고의 전시회가 되도록 하겠다. 설계도서 구체화로 건축자재에 대한 건축사의 이해도가 중요해진 만큼 산업대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협회내 위탁업무(등록원, 교육원, 건설기술자관리, 한옥설계전문인력 양성, 친환경교육)에 대한 계획은?
현재 정부 위탁사업을 하는 이유는 회원의 업무개선, 즉 회원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고, 협회가 공적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 내 사업과 업무는 회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건축사공제조합이 건축사법 개정에 따라 독립법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발당시의 목적에 부합할 것이라 생각하나?
공제조합 법인화도 조합성장이 우선돼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틀은 협회회원을 위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본다. 공제조합TF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갖고 방향과 역할 등을 고민할 것이다.

’15년도 건축사공제조합 총회에서 건축사협회 회장과 운영위원을 협의해 결정하도록 이사장에게 위임된 바 있다. 지난 4월 운영위원 2인을 추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총회 의결사항을 위반하거나 부여된 권한 행사를 제한할 때 이는 당연히 무효다. 현실이 이러한 데 공제조합이 별도로 분리될 경우 건축사와 협회에 어떤 실익과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실례로 대한건설협회와 건설공제조합이 분리된 이후 오히려 조합의 모체인 건설협회가 공제조합에 휘둘리는 형국이라고 한다. 걱정스럽다.

2017년 UIA 서울세계건축대회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준비할 생각이고, 건축계가 이번 세계건축대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역사적으로 보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환기를 마련할 변곡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건축계 미래를 변화시켜 가기 위해서는 그 저변을 관통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대단히 중요한데, 2017년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가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대회를 통해 펼쳐질 건축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변화, 건축사들의 책임의식 제고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 예산, 프로그램, 건축계의 협력 등 여러 과제가 있겠지만, 우리 건축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고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건축사들도 다시 한번 도약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우리 건축사는 충분한 저력을 갖고 있다.

건축물 안전관련 법개정이 속속 진행중이다. ‘국가의 성패는 좋은 제도에 좌우된다’고 하듯 회원들의 업무환경, 생존을 위한 법제도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데 향후 계획은?
회원의 애로와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장 집무실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있는데, 협회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이 홈페이지에 게시 된 회원의 의견이다.
‘협회가 뭐하나’ 불만 없도록 현안을 챙기고 있다. 입찰정보, 회원 실적증명과 함께 회원의 중요 현안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돌파구를 찾는데 앞장 서겠다.
감리제도 개선, 업무대가, 건축사의 권위 등 현안들은 회원간의 간담회를 확대하고 이를 통한 애로와 건의사항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반영하고 개선 해나가겠다.

건축연구원의 법인화는 시대적으로나 미래의 선도적 역할로 보더라도 중요하다. 연구원에 대한 비전은?
법제도 변화에 대한 선제대응이 연구원의 역할이다. 법인화돼 건축계 싱크탱크로 건축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책방안을 앞서 내놓아야 한다. 국토교통부 관련 연구용역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관계연구원과의 공동연구 및 협력체계 구축도 대단히 중요하다.

향후 협회운영계획과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강한 협회를 구현해 회원과 비회원을 차별화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대한건축사협회 회원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 그러도록 협회가 제대로 기능해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다. 수익사업 발굴, R&D사업을 해나가는 지금이 시작단계라면, 다음은 건축정책 및 제도개선을 통한 회원 경쟁력강화가 이뤄지는 성장단계다. 회원수익 증대, 협회 회원가입증가, 수익공유를 통한 협회예산규모가 증가 및 확충되는 활성화단계가 속히 오도록 하겠다.
회원의 단합된 협조 없이는 불가능 하다. 과거의 규정이나 관습의 잣대로 미래를 불신하거나 개혁이 지연되면 안 된다. 반드시 해내겠다. 회원모두가 대한건축사협회 회원으로서 자긍심을 갖도록 하겠다.

■ 조충기 회장의 협회 핵심목표
“건축 5대 목표는 건축이 국가와 국민, 나아가 세계에 기여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다. 법제도R&D, 홍보, 사회공헌, 미래인재육성 5가지가 시너지를 내게 해야 한다”
대한건축사협회가 50주년을 맞았고, 건축계의 초관심사가 되고 있는 ‘2017년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 개최를 꼭 2년 앞두고 있는 조충기 회장은 건축사협회와 건축계의 대전환기에 그가 이루고자 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창립 후 50년이 지나 건축사협회가 규모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무 그리고 회원이 요구들도 다양해졌다”며, 건축사협회가 건축계의 진정한 향도 역할을 하기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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