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월이 성금 다가왔다. 건축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여러 준비를 하며 올해도 밤을 새며 불안한 마음으로 개막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는 영화전문가집단 맥스무비와 같이 준비함에도, 초기라 그런지 합을 맞추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다. 현재 막바지 준비중인 영화제를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며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작년 5회 관객들이 보여준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40회 중 18회가 매진되고 객석점유율이 70%가 넘었다. 보통 영화제에서 이런 일은 거의 없는 일이다. 놀라운 건 일반 관객층 비율이 높았다는 사실이다.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강남의 어머니와 손잡고 온 학생들부터, 대구에서 르코르뷔지에를 보겠다고 올라오신 50대 아주머니, 표가 없음에도 영화를 꼭 봐야된다고 떼를 쓰는 학생. 이대ECC홀에 놓인 의자를 영화관 보조의자로 옮겨 놓았다가 홀에 의자가 거의 없어져 시설관리인의 눈치를 보았던 기억들이 생생이 떠오른다. 다른 영화제관계자들도 이런 관객들의 호응을 보며 놀라워했고 한국에 유일한, 아니 아시아에서 유일한 전문적 분야를 다루는 영화제의 가능성을 부러워했다. 올해도 이런 준비가 녹녹치 않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보며,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해 본다. 현실안에서 움직여야 하지만 안주하면 발전이 없으니 한번 비교하며 생각을 해보고자 한다.

영화제의 가능성을 보고 오랫동안 주최하고 있는 대한건축사협회와 작년 국토교통부의 참여로 최소한의 예산은 확보하여 유지는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영화제는 보통 사무국이 설치돼 1년 내내 준비를 해야 되는 작업이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영화제가 끝나는 동시에 내년을 위한 초안 리플렛을 작성한다. 영화지원사업(공모전등), 국제교류(를 통한 한국문화의 알림)와 세미나를 준비하고 10여명의 직원들이 총력으로 1년간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준비한다. 이런 면에서는 확연한 한계가 느껴진다. 집행위원장이라는 본인조차도 생업이 있고, 강의도 나가며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사실 영화제의 명분과 중요성, 관객들의 호응을 생각한다면 생계보다 영화제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며 그래야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은 자명하다.

이런 예산에 근거한 문제는 규모와도 연동을 한다. 서울시에서는 각 영화제운영자금 지원정책으로 매년 평가를 통해 필요자금의 50%까지 지원해 주는 것을 응모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자격조건이 있다. 흥행실적 및 특이성 등 여러 조건이 있지만 거의 다 만족할 수 있지만 사무국, 즉 준비위원들의 구성비(영화 관계자등)를 평가하고 최소 상영편수가 50편 이상이어야 한다. 이런 자격이 갖추어지면 운영비의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으나 50편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예산의 2배 이상이 필요하다. 어떻게 이 한계를 넘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영화제에 적어도 더욱 집중하게 할 것인가가 앞으로 첫 번째 넘어야 될 과제다.

두 번째는 이 영화제를 연계 산업과 연동, 즉 문화와 산업, 교육을 어떻게 연동시킬 것이냐는 근본적인 구성과 파생적인 힘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화 관객들은 앞으로의 진로와 배우고자하는 교육에 대한 갈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또한 관객들 중에는 건축에 대한 관심과 직접 또는 관련요구가 있는 분들도 있고, 새로운 돌파구의 장으로 생각을 정리하고자 오시는 분들도 있다. 또한 영화계 사람들이나 영상학과관련 분들도 있다. 다양하지만 뭔가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분들에게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교류를 상호소통적 쌍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더 유익한 교류의 장으로 바뀔 것이다. 아직은 막연한 개념이지만 이 부분이 활용될 때 영화제의 깊은 의미가 개개인에게 파급해 실생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이런 앞으로의 더 많은 과제를 고민하며 얼마 안 남은 2014년 영화제를 준비한다. 이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서울국제건축영화제(10월29일부터 11월3일)는 제6회를 맞이하여 또 한 번 태동을 하려 있다. 세계 곳곳에서 모은 21편의 영화들로 ‘건물이 말을 한다면’이란 주제아래 3D프린트 기술, 아시아의 도시, 극영화의 건축적인 해석 코너 등 다양한 내용들을 올해도 마련했다. 이제 남은 건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다. 건축이 산업의 동력으로 뿐만 아니라 진정한 삶의 문화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게 모든 건축사분들이 주축이 되어 관심을 가지고 만들어 주시길 바라며 이 방향이 건축사들을 문화의 한축으로 바로 잡으려는 대한건축사협회의 노력에 부합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지원과 후원을 아끼시지 않는 분들과 준비하는라 매년 고생하시는 관련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보내며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아시아의 문화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잡을 그 날을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