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건축사사무소에 갓 입사한 초년병 시절은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난 언제나 도면을 그려볼까 해서 시간만 나면 틈틈이 선배들의 제도판을 기웃거렸고 도면을 그릴 수 있게 된 이후로는 도면마다 무수하게 적혀있는 건축자재들과 알 수 없는 시공 상세에 대한 궁금함과 의문으로 늘 분주했다.

현장시공경험이나 감리경험이 전무한 그 시절 나에게는 도면에 표현되어진 자재의 이름들은 무슨 마법사의 주문과도 같았다. 도면에 적어 놓으면 신기하게도 건축물이 완성되어지는 마법의 주문. 그때 생긴 습관이 각종 건축자재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일 이었다.

수많은 건축 관련 자재를 한자리에서 둘러 볼 수 있고 상세한 시공법을 알려주는 업체관계자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전시회장에서 명함을 건네고 받은 귀한 카탈로그들을 사무실 한켠에 잘 정리해 놓고 설계 틈틈이 찾아 볼 때마다 혼자 흐뭇해하곤 했다.

요즘처럼 마우스만 클릭하면 셀 수 도 없이 많은 자재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에 무엇 땜에 힘들게 전시장을 찾아 발품을 파느냐고 말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날로 다양해지고 첨단소재를 포함한 고기능, 고성능의 자재들의 정보는 매년 열리는 오프라인 전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생생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설계하는 건축물의 적절한 구조를 결정하고 건축물의 용도와 디자인 의도에 적합한 다양한 자재를 추천하고 선정하는 일은 건축물의 설계자인 건축사만의 고유한 권한이다. 그러기에 건축사로서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는 귀한손님으로 대접을 받는 곳이 건축자재전시회이다. 한국건축산업대전(Korea Architecture Fair of Festival)이 여타의 건축자재전시회와 달리 특별한 이유 첫째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건축전문가단체인 대한건축사협회에서 주최하는 전문가에 의한 전문가를 위한 전시회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여타의 건축자재전시회는 전시회를 기획하는 전시기획업체의 수익창출이 목적인 반면 한국건축산업대전은 건축자재의 성능 및 올바른 건축기술 등의 정확한 정보의 제공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전문가로서 공공의 이익에 기여함은 물론, 보다 품질이 우수한 자재를 생산하기위한 업체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여 대한민국 건축을 한 단계 성장 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본 전시회의 차별화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전시회참가업체를 대상으로 한 ‘우수건축자재추천제’이다. 추전제의 절차와 특혜 등 에 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먼저 신청대상은 KS 등 국내외 관련법령 등에 의해 인증된 건축자재를 우선시 하며, 추천절차는 각 시도건축사 회원을 대상으로 전시기간 중 1차 심사를 시행하고,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자재추천 TF팀에서 엄격한 2차 심사를 시행한다. 여기서 합격한 업체는 대한건축사협회 홈페이지에 공고하며 추천서 교부식을 통해 최종 확정하여 KAFF 카달로그에 수록한다. 이렇게 추천된 건축자재들은 매년 카프 카달로그로 제작되어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건축사들이 직접 실무에 적용토록 홍보 및 권장하고 있다.

추천된 업체의 특혜로는 첫째, 추천자재의 우수성을 ‘월간 건축사지’ 및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협회홈페이지 등 협회의 각종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소비자의 건축자재선택의 기준을 제시함은 물론 전문가인 건축사의 실무 우선반영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둘째, 건축자재와 관련된 정보를 다양하고 체계적인 DB로 구축하여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및 전문가들이 보다 손쉽고 신속하게 자재를 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셋째, 본 정보를 자재생산자와 판매자, 전문가 및 소비자등이 다 함께 공유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건축물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생산자 및 판매자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넷째, 협회를 통해 각종 신 자재발표회 등이 개최 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본 협회에 광고 의뢰시 광고비 할인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든든한 후원과 혜택으로 무장한 ‘건축자재추천제’가 시작된지 이제 4년. 제대로 뿌리내리고 성과를 내려면 무엇보다도 건축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자부하는 건축사들이 건축자재의 추천 및 평가 ,선정 등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보다 더 우수한 자재들이 소개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선정된 우수한 자재들로 시공되는 고품질의 건축물들이 많아져서 건축문화의 선순환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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