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미국 등 대다수 선진국의 경우, 2020년을 전후하여 신축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제로에너지화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패시브하우스, 2025년에는 제로에너지화를 기준으로 신축 건물의 제로에너지화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건설하려는 목적은 화석에너지의 사용량을 제로화하고,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을 극소화할 수 있는 녹색기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며 보다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주거환경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공공연구기관, 학계 및 산업계가 협력하여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최대한 저감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기술이 적용된 제로에너지 주택 개발을 시도하여 왔다. 특히,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정부에서도 제로에너지 건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그린홈 및 녹색건축물 인증제도 등의 다양한 정책대안을 마련하면서 국내 실정에 적합한 제로에너지 건물 개발을 위한 녹색기술 개발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건물에너지 저감과 실내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환경친화적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실내환경문제보다 건물에너지 사용량의 단순저감 부분만이 강조되고 있는 경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쾌적하고 건강한 실내환경의 확보를 위한 분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2025년부터 의무화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고기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적인 환기대책의 제시,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의 적용 등과 같이 실내 환경문제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벽 및 지붕 등의 구조체와 창호와 같은 건물외피를 통한 에너지 손실과 획득을 막기 위하여 필요한 단열성능 분야는 이미 관련기술의 상용화가 상당히 진행되었으나, 환기설비의 경우는 아직 많은 개발의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주거용 건물의 경우, 폐열회수 환기장치의 보급율이 약 70∼80%내외를 차지하고 있으나, 열회수율 등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의미의 제로에너지 건물을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하면서도 에너지효율적인 환기설비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적이거나, 에너지소비량이 최소화된 다양한 환기설비가 거주자의 필요와 요구뿐만 아니라 건물의 용도 및 규모 등에 따라 적절히 보급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도 현재 일반적인 건물과 비교하여 매우 높은 건설비용이 제로에너지 건물의 효과적인 보급에 현실적인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제로에너지 건물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경제성이 있는 친환경 요소기술의 개발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제로에너지 건물의 구현을 위해서는 필요한 에너지 저감성능의 실현이 가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 친환경 기술의 보급과 동시에, 일반 국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거주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실내환경 확보기술의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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