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의 대한건축사협회는 2013년 2월 27일 새로운 시도의 출발점에 섰다. 대다수의 회원이 바라던 회장직선제가 제47회 정기 총회에서 통과되었다. 총회에 참석한 입장에서 의아할 정도로 한명의 반대도 없었고, 회장 임기도 3년으로 늘려 안정되게 협회 업무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되었다. 다행한 일이지만 시행착오에 대한 우려감도 있다. 회장을 직선제로 뽑는다하여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겠으나 다행인 것은 임기 연장으로 일관성을 찾아 협회 업무를 추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2년 동안 수고하신 강성익 회장도 “임기가 너무 짧아 해볼 만하니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며 사석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로간의 견해가 상충하는 속에서 업무 추진으로 인해 힘들어 하신 걸 잘 알고 있다. 어느 회장이 협회를 잘못 이끌려고 할까. 강회장님도 나름 고충이 많았을 것으로 안다. 강회장님은 2년 전 취임사에서 재도약하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이 직선제와 임기 변경으로 마무리 된 것 같다. 외유내강 스타일로 협회와 건축사의 현안들을 해결하고 정착시켰다. 역대 떠나는 회장들마다 임기에 얽매여 아쉬워했던 문제를 임기 연장으로써 그 초석을 다지게 되었다. 협회에는 어떤 변화가 올지 기대된다.

새 회장님이 선출됐다. 예년과 달리 대다수의 의견 집약으로 결선 투표 없이 의견을 모아 힘을 실었다. 그런 결과로 강회장님 임기 중 결정된 UIA서울대회, 직선제 등을 철저히 준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공약에서 밝혔던 것처럼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작은 움직임 속에서 조금이나마 진취적인 건축계가 되었으면 한다. 현재 우리 건축사들은 정말 어렵다는 말들을 입에 올린다. 어렵다하여 서로 도와줄 형편도 아닌데 말이다.

오늘 현상공모전 납품을 위해 차비를 하는 직원들의 충혈 된 눈을 보며 가슴이 싸했다. 지난 한달 동안 그토록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함께 고생한 동지애가 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늘 그래왔으나 내일은 오늘보다 낫기를 희망할 뿐이다. 한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서로 보듬고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대한건축사협회도 역시 회장 혼자 변화시킬 수 없다. 부디 최선의 인선으로 모든 이들과 함께 하기를 기대하며, ‘양날의 칼’인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잘 다루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곳곳에 숨어 있는 진정한 리더들을 발굴하여 참여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약의 기틀은 마련됐으나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 현상은 결코 녹녹치 않다. 고령화, 핵가족화, 1인 가구, 범죄 예방, 청소년 문제, 복지 등 산재한 현안들 속에서 근본적인 건축의 사회적 기능을 생각하고 구체적인 건축적 대안도 모색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의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을 통해 새로운 통로가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떠나는 강성익 회장님 고생하셨고 고맙습니다.

오시는 김영수 회장님 큰 기대로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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