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공모 공정·투명성 제고에 기여
건축 이해·관심 높이고,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소구할 수 있었으면
“다양한 건축콘텐츠 만드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정평진 스코어러 대표는 “스코어러를 통해 사람들이 건축에 대한 이야기에 보다 관심을 갖고, 이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평진 스코어러 대표는 “스코어러를 통해 사람들이 건축에 대한 이야기에 보다 관심을 갖고, 이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심사결과 미등록 공모 341

올 한해 현재까지 진행된 999개 건축 설계공모 중 심사결과가 세움터에 등록돼 있지 않은 숫자다. 건축법에 따라 운영되는 전자정보처리 시스템, 이른바 세움터 내 공모 심사결과 등록이 의무화돼 있지만, 실제 등록률은 절반이 조금 넘는 55%에 불과하다.


작년 81일부터 시행된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하위 행정규칙 건축 설계공모 운영지침에 따르면 발주기관은 건축 설계공모 심사결과를 심사일로부터 7일 이내에 세움터에 공개해야 한다. 심사위원 및 입상자 명단 투표결과 또는 평가점수 평가사유서 입상작 이미지를 공개해 설계공모 공정·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 의무화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유명무실운영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국내 건축 설계공모 심사결과를 디지털화해 90% 넘게 아카이빙 하는 곳이 있다. 바로 투명한 공모 환경을 위해 국내 건축 설계공모 심사결과를 기록하는 스타트업 업체 스코어러. 건축 설계공모와 과거 심사위원 심사이력, 심사작품들을 아카이브 해서 응모를 준비하는 건축사들에게 자료를 서비스하고 있다.

스코어러(scorer.co.kr)에 회원가입을 하면 누구나 무료로 매일 업데이트되는 신규 공고와 심사 결과 데이터를 빠르게 살펴볼 수 있다.
스코어러(scorer.co.kr)에 회원가입을 하면 누구나 무료로 매일 업데이트되는 신규 공고와 심사 결과 데이터를 빠르게 살펴볼 수 있다.

90%에 달하는 공고 기록률은 LH나 나라장터에도 공모 공고를 올리지 않는 일부 공사·공기관을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모든 공모결과가 등록돼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국내 건축 설계공모에 응모자 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를 했다면, 참여·심사이력이 지역 연도 용도 연면적 대지면적 용적률 설계비 공사비 유형별로 빠짐없이 스코어러에 기록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스코어러는 작년 1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공모전 1,892입상작 3,180심사평 7,675개를 자체 사이트에 기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코어러는 건축 설계공모 범위가 설계비 1억 원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심사자료, 당선작을 포함한 입상작 및 응모작품 등 지적 자원들이 일회적으로 소모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이 됐다.


정평진 스코어러 대표는 공모에 제출되는 작품들이 해당 공모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닌 미래 공공건축을 만들어가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비스를 시작했다응모자별로 각양각색 불만들이 있지만, 이러한 불만들이 실체 없이 막연하게 불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가장 안타깝게 봤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러한 심사에 대한 막연한 불신은 제출되는 작품의 양적·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공공건축의 품질 역시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만든다. 때문에 정 대표는 스코어러가 과거 심사위원들의 심사이력을 건축사들에게 가독성 있게 전달, 활용할 수 있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심사결과 공개가 의무화돼 있지만, 여전히 이를 공개하지 않은 발주기관들이 있고, 정보공개를 통해 받은 자료들조차 대부분 심사위원들이 수기로 작성한 문서를 스캔한 이미지여서 가독성이 떨어질뿐더러 무엇을 심사했는지조차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현재 일주일 30건 내외 정도 심사결과를 업데이트하고, 이렇게 등재된 심사위원 숫자만 4천여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스코어러가 제공하는 서비스·콘텐츠가 건축사 및 건축전공자뿐만 아니라 공공건축을 이용하는 국민 모두가 건축에 관심을 갖고 건축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가는 데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스코어러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현재 전부 무료로 서비스되는 이유다.

그는 서비스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 현재는 없지만, 댓글이나 게시판 기능(커뮤니티)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정 대표의 다음 목표는 수익모델 개발이다. 정부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비용을 조달했지만,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서는 매출·수익 역시 꾸준히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홍보부터 온라인 접수, 전시까지를 포괄하는 건축 설계공모 운영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스코어러를 통해 사람들이 보다 건축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고, 이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환경을 위해서도 스코어러가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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