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 숨겨진 고객의 욕구를 찾는 것이다. 시장 조사도 해보고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인터뷰를 해봐도 고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숨겨진 욕구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의 신사업, 신상품, 새로운 서비스 등이 시장에서 실패한다. 숨겨진 고객 욕구를 성공적으로 찾기 위한 경영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유럽의 대표적인 경영대학원인 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IMD) 연구팀이 4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실무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어서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에 실린 IMD 연구팀이 제안한 방법론의 핵심을 소개한다.
첫 번째 방법은 현미경 전략이다. 현재 주류 사용자 개인을 깊게 파고들어 숨겨진 욕구를 찾는 방법이다. 한 기업가는 당뇨를 앓는 아버지가 설탕 대용품의 맛을 싫어해 식단을 잘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일리톨을 활용한 설탕 대용품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고객 한 명만 집중적으로 파고들어도 혁신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파노라마 전략. 주류사용자 개인이 아닌 고객집단 전체 데이터를 통해 통찰을 찾는 방법이다. 한 창업가는 트램펄린 사고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제품의 결함 때문에 다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스프링을 없애고 그물망으로 주변을 둘러싼 신제품을 출시해 성공했다.
세 번째로 망원경 전략이 있다. 주류 사용자가 아닌 비주류 사용자, 극단적 사용자, 비사용자 개인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니즈를 찾는 방법이다. 과거 레고는 성인 팬들을 ‘짜증나는 대상’으로 여겼지만 태도를 바꿔 이들의 의견을 수용해서 더 어렵고 까다로운 레고 제품을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마지막으로 만화경 전략이 있다. 비주류나 비사용자들을 총체적으로 조망하며 니즈를 찾는 방법이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자동차회사 볼보는 자전거 사용자의 사망률이 다른 도로 이용자 사망률보다 높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에 자동차에 사람 외에 자전거나 동물들을 감지하고, 술 취한 운전자를 구분할 수 있는 센서를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이와 같은 4가지 방법론을 살펴보면, 주류 사용자와 비주류 사용자 모두가 혁신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개인의 연구를 통해서도 집단 전체의 데이터를 통해서도 숨겨진 니즈를 발견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현실에서 많은 경영자들은 기존 주류 고객에 집중하고 있으며 고객 전체 데이터를 통해 통찰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고객 외에 비고객이나 극단적 사용자 등도 훌륭한 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단 한 명의 고객, 개인들이 훌륭한 통찰을 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