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직장인들의 리얼한 직장생활을 담아낸 드라마가 연간 이슈가 되며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들에게는 엄청난 공감을, 회사생활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였다. 나 또한 그 드라마를 보며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안타까워하면서 주인공에 몰입해보곤 했다.

실제로 다양한 기업교육 담당자들을 만나 생생하게 직장인들의 현 주소를 지켜보면서 생각 의외로 많은 직장인들이 지쳐있고, 위로가 필요하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직장인이다 보니 지쳐있는 그들의 모습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주어진 각본대로만 살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현실에 좌절하기도 하고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기 전에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공감도 가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이런 상황을 지켜볼 때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해보곤 했다. 무엇보다 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자로써 교육이 이러한 부분에 있어 어떠한 솔루션을 줄 수 있을 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보았다. 문득 가장 힘들었을 때 나를 지탱해 준 ‘긍정 마인드’가 떠올랐다. 남들보다 좀 더 긴 1년 반의 백수생활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보다 지금은 먼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초석이 될 거라는 어찌 보면 무모한 생각을 항상 했었다. 결국 내가 잘 하는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낸 후에 바라는 인생을 그릴 수 있었고, 인생 계획에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다 잘 될 거야’라는 막연한 믿음! 현재 주어진 것, 가진 것이 없음에도 감사하던 태도! 바로 여기에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들어 줄 솔루션이 있었다. 그러던 중 마인드, 태도에 포커스를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기회가 생겼고, 본격적으로 긍정 마인드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긍정 마인드를 훈련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인 ‘감사’(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를 활용해 보다 구체적이고 훈련 가능한 프로그램 설계를 짜 나갔다. 그 과정에서 학습자들이 공감을 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들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나갔다.

먼저, 긍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학습자들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자 부정에서 긍정으로의 관점 변화를 느껴보며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주어진 단어나 상황에 대해 감사한 이유를 서로 얘기하며 일상의 감사를 발견한다. 여기서 상당수의 학습자들이 재미있어 하면서도 일상에 감사할 거리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이제 일상의 감사는 나로 이어져, 살아오면서 스스로에 대해 잊고 있던 감사함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감사는 타인으로 이어져 주변의 감사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마지막으로는 감사연습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여 일상생활에 이런 감사연습이 지속될 수 있는 과정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몇 개월에 걸친 자료조사와 설계안 흐름, 세부 툴 개발 등 끊임없는 수정 작업을 거쳐 드디어 개발이 완료되고, 처음으로 교육장에 가서 새롭게 개발한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생들을 반응을 지켜보았다. 그 때의 설렘과 떨림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4~50대 남성 위주의 장년층으로 구성된 조직이었는데 교육이 다 끝나고 난 뒤 그들의 반응을 묻자, “평소 감사하지 못했던 게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감사를 꾸준히 해야겠다고 느꼈다…”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처음 이 교육에 대해 참여의지가 낮고, 부정적이셨던 분이 ‘감사하지 못하며 살았던 것 같다’라 하시며 교육을 통해 변화된 태도를 보여주셨을 땐 정말 뿌듯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상에 감사가 충만한 삶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경험한 사람들의 일상에 조금씩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드는 솔루션에 가까이 다가갔다는 점에 정말 뿌듯할 것이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 지금 지치고 힘들다면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감사연습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감히 장담하건대, 당신의 일상에 꿈틀 꿈틀 조그마한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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