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한건축사협회 이사회에 “구조안전연구소(가칭)”설립에 관한 안건이 우여곡절 끝에 부의안건으로 상정된 적이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그 안건은 이사회의 표결 끝에 부결되었다.

지금까지 이사회 부의안건 들을 보면 예산 또는 정관 등 돈과 관련된 안건이거나 규칙에 관한 안건 등이 대부분 상정되고 처리됐다.

하지만 이번 구조안전연구소 설립에 관한 안건은 어찌 보면 대한건축협회의 조직 또는 진로에 관한 안건으로 보일런지는 모르지만 그 속내에는 분명 회원을 위한 위민정신이 묻어 있는 안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협회는 회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을 개발 공급해야 하고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확충하고 정책 효율성을 높이면서 할 일을 하는 협회가 되어야 한다.

회원 누구든 협회로부터 정책적 배려와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지금의 대한건축사협회는 정책의 불능상태이다. 재정이 밑바닥까지 거덜 나고 누더기가 된 대한건축사협회를 우리 후배들에게 물려 줄 수는 없다.

결연한 다짐으로 좋은 정책을 향한 선한 싸움이 절실하다.

우리 협회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 10위인 미국 NRA단체는 협회의 존재 이유는 회원사들이 돈을 잘 벌수 있도록 도와주고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정의 했다. 즉 협회는 회원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좋은 정책은 사랑처럼 말하기 좋고 듣기 좋지만 행하기 어려운 것이다.

좋은 정책은 실천하기 어렵지만 솔직하며 회원을 위한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좋은 정책이다.

협회에서 제시하는 정책은 협회의 진로와 회원의 생활에 직결되며 법률, 제도, 대책, 방안, 계획, 사업, 프로그램 등 복잡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

또 규모, 성격, 주체, 내용 등에서 천차만별 일 것이다.

물론 정책의 좋고 나쁨은 상대적 개념이기에 인위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우며 측정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느낄 수 있으며 좋은 정책은 통쾌감과 유쾌함 그리고 상쾌함이 묻어난다.

지금의 스마트(Smart)한 시대에는 스마트(Smart)한 정책이 필요하며 회원이 원하고 만족하는 정책은 스마트(Smart)한 정책이다.

정책의 절대 가치는 실현 가능성에 바탕을 두어야 하고 신뢰가 깃들어야 하며 그 완성은 소통에 있다. 그들만의 정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정책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루즈벨트 재단의 앤드루 리치 회장은 좋은 정책을 위해서는 “자기주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활발한 토론을 거쳐 도출된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책 입안과정에서의 싱크탱크 역할을 강조했다.

정책에는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을 하나로 묶는 통합성이 필요하고 정책의 혜택과 영향이 회원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언제든,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편재성이 가미돼야 한다. 또한 정책개발, 형성, 집행, 산출과정이 실시간 공개되고 관련정보도 제공되는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리고 소외되는 회원들이 없게 접근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책 내용 또한 새롭고 실천가능하며 회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혁신성이 녹아 있어야 한다. 또 민주적 의사결정 및 참여지향적인 수단으로 기여 할 수 있는 민주성이 필요하다.

현재 혼돈의 대한건축사협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우리의 성찰을 바탕으로 창조적 지혜가 스며있는 좋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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