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대한건축사협회 제31대 회장선거가 치러졌다. 협회 창립 50년과 맞물려 치러진 첫 직선제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먼저 한 달여 간 전국을 돌며, 토론회에 참석한 5명의 후보자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다. 이와 함께 선거관리위원회 가동 후 함께 해준 선관위 위원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다.

토론회 기간 동안 5명의 후보자들은 각자 회원들을 위한 공약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 청사진을 펼쳤다. 일곱 번에 걸친 토론회는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들에게 전달되었으며, 많은 회원들은 후보자들의 공약을 면밀히 엿볼 수 있었다.

필자가 선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행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회원 참여율’이었다. 그러나 첫날 투표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선거 첫날인 20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선거는 1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투표율이 10%를 훌쩍 넘겼다. 첫 날 선거마감 결과, 무려 44.74%라는 놀라운 투표율을 보였다. 첫 날 투표한 회원이 3,690명에 달한 것이다. 둘째 날인 21일 오전 9시 18분 50%를 넘긴 투표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 않았으며, 최종 투표결과 총 8,247명의 선거인 중 80.44%인 6,634명이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기간 2일 동안 협회 중회의실에 선거상황실을 설치해 혹시 스마트폰이나 PC에 문제가 생겨 투표를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명과 KT직원 1명 그리고 협회 운영실장과 전산팀장, 직원 3명이 상주해 작은 불편사항들을 즉시 해결해주어 회원의 권리행사가 착오없이 진행되었다.

이번 직선제를 통해 한 가지 더 발전한 점은 시대에 맞는 선거문화가 정착한 점이라고 하겠다. IT강국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선거문화는 놀랄 만 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 선거는 언제 어디서든지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집에서든지 사무실에서든지 밥 먹을 때라든지 본인이 원할 때 투표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선거문화가 높은 투표율을 뒷받침한 것이라 하겠다. 물론 건축사 회원들의 많은 관심이 무엇보다 컸다고 할 수 있다. 투표방식을 아무리 좋은 시스템으로 바꾸어도 회원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회장선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준 건축사 회원들에게도 지면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어찌됐든 이제 새로운 회장이 당선됐다. 이번 직선제 회장은 임기가 3년으로, 기존 2년 임기 때보다는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지게 된다. 협회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에 부족했던 2년의 시간보다는 1년이 더 주어진 셈이다. 당선자는 이러한 임기를 잘 활용해서 다양한 협회 사업에 매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직선제 회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직선제 회장은 전국의 1만여 회원이 모두 알고 있는 존재가 되었기에 그 어깨가 여느 회장당선 때보다 더 무거울 수 있을 것이다.

건축사 회원들도 회원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 첫 회장인 만큼 신임 회장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건축계에 산적한 현안들은 너무나도 많다. 이러한 것들이 해결되려면, 회장에게 힘을 보태고, 하나가 되어 나아갈 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 해 대한건축사협회는 50년이 됐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간 협회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며, 지금도 협회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50년의 시작은 직선제 회장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고 하지 않았던가. 성공적으로 마친 회장 직선제를 보면서 향후 협회 50년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내다보고 싶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