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 창립 50 년 만에 제31대 회장을 전회원의 손으로 직접 뽑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회원수 20인에 1명(초기엔 10인에 1명)씩 선출된 전국 대의원들에 의한 간선제로 선출했습니다. 몇 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작년 총회에서 정관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처음으로 시행해 보는 만큼 전국 회원들의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 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분투하고 있는 5명의 입후보자들에 대한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이번에 선출될 초대 직선제 회장의 역할과 전 건축사 회원들의 책임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번의 당선 회장은 10,000명에 가까운 전국 회원들의 직접선거로 영광을 안은 만큼 앞으로 책임질 3년간의 협회 운영에 전과는 다른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줄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야말로 산적한 현안문제와 회원들의 욕구불만을 말끔히 씻어내지 않고는 회장직선제의 과실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경쟁 후보 모두 직선제의 첫 출마자인 만큼 당락을 떠나 회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집행부 구성과 대관협력에 함께 동참하는 지혜를 모아주기 바랍니다. 지나온 협회 50년을 회고하고 다가오는 협회 50년의 확고한 청사진을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이들에 못지않게 전 회원들의 협회 사랑과 적극 참여가 없이는 또 모두가 헛것이 되는 구두선에 불과합니다. 회장(집행부)이 앞장서고 전 회원이 뒤에서 미는 믿음직한 ‘건축사 수레’가 되지 않고는 ‘관(官)피아’와 ‘건(建)피아’의 험로를 헤쳐나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회장과 회원이 하나가 될 때만이 그동안 잊혀져온 건축사의 대국민 신뢰와 잃어버린 대정부와의 협조도 되살릴 수 있음은 불문가지입니다. 건축서비스 대가 확보와 건설업의 횡포도 우리 건축사의 단합된 힘과 문화적 역량이 없이는 연목구어와 다름없는 춘몽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호기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회원의 힘이 합쳐진 응집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신뢰와 국가의 정책을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건축기본법이 건축사의 의지력과 결단력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더욱 치열해질 전문 업역 간의 이해다툼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아야 건축사의 생명은 자랑스러운 후배건축사들에게로 온전히 또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건축사에게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도 공간도 없습니다. 선진국의 문턱을 올바로 넘지 못하는 절대절명의 시점에서 건축과 건축사가 그 디딤돌이 되고 초석이 되기 위해서도 건축사협회의 명예와 건축사의 자존심 모두를 걸어야 합니다.

역사와 민족 앞에 당당히 책임지는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사가 되지 않고는 지금까지 우리가 쏟아온 정성과 열정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모두 힘을 내고 심기일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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