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동국대학교
이동흡 동국대학교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하면 2018년도 기준으로 산림의 공익적 기능은 221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국내총생산 GDP 1,893조원의 약 12%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국민 1사람에게 연간 428만원의 혜택이 돌아간다. 숲이 주는 어마어마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나무는 생애에서 두 번의 고마운 덕을 크게 베풀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 첫 번째는 숲을 이루고 있는 입목 상태일 때고, 두 번째는 그 생명을 마감한 목재로 이용될 때다. 입목 상태에서는 나뭇잎이 대기의 이산화탄소와 뿌리에서 흡수한 물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수화물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가 탄소와 산소로 분리되는데 이를 탄소동화작용이라 한다.

분리된 탄소를 목재에 저장하면서 그 저장량에 비례해서 몸집을 키운다. 다시 말해 탄소가 저장되는 만큼 목재는 비대성장을 한다. 탄소의 저장 창고가 바로 목재다. 그리고 산소는 동물의 생명 유지에 이용되고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목재 이용이 매우 중요하다. 목재에 저장된 탄소는 수명을 다할 때까지 목재 내부에 남아서 탄소가 대기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꼭 붙잡고 있다.

나무가 자란 기간보다 목재를 오랫동안 사용해야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어 지구환경에 도움이 된다. 만약 목재로서 사용기간이 입목 상태의 기간보다 짧다면, 탄소상쇄의 효과는 마이너스가 되므로 지구환경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목재로서 이용 기간이 입목 상태보다 길면, 벌채한 땅에는 다시 나무를 심을 수 있고, 새로 숲 가꾸기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여기에 목재에 저장된 탄소와 조림에서 새로 흡수하는 탄소가 보태어져 탄소상쇄 효과는 훨씬 커진다. 그러므로 목재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지구환경보전을 위하여 대단히 중요하다. 최근 건축기술의 발달로 건축재로 이용되는 목재의 수명은 반영구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 수명은 200년 이상으로 입목 상태로 있는 기간의 3∼4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목조건축이 지구환경을 살리는 방안으로 바로 주목받는다. 

한편 숲이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키우자면 적당한 시기에 나무를 베어내고 그 땅에 새로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서는 아직도 나무를 베는 것을 환경 파괴 행위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수목은 나이가 들면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바꾸는 능력이 저하되어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즉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광합성이 왕성한 시기는 수령이 50년에서 60년이 되었을 때다. 수령이 100년을 넘으면 그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 우리나라 숲은 본격적으로 조림한지 50∼60년이 되므로 지금이 바로 벌채해야 할 시기다.

현재는 건축재로 이용할 만한 목재가 별로 생산되고 있지 않지만, 벌채를 하고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미래 세대에게 탄소의 선순환을 물려주고, 질 좋은 목재를 생산하여 목조건축으로 이용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해주기 위함에 있다. 주자(朱子)는 1년 앞을 생각하면 농사를 짓고, 10년을 내다보면 나무를 심고, 100년 대계를 원한다면 사람을 육성하라고 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사회간접자본(SOC)의 원대한 투자를 숲 가꾸기에 적극 활용하는 그린뉴딜을 신중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숲은 녹색과 사계절의 변화를 주면서 인간의 감성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숲은 자연의 흐름과 음이온으로 충만한 최적의 환경 조성과 건강 증진의 장소로 비대면 사회의 스트레스 해소의 재충전소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미생물로부터 작은 동물을 길러내면서 인간과 동물이 먹고 생명의 순환을 도와주는 지구 생태계의 보고로, 물을 풍부하게 하고 낙엽은 유기물을 함유한 비옥한 토양을 만들며, 이런 산에서 흐른 물은 평야를 넉넉하게 하고 유기산을 바다로 흘러 보내므로 백화현상을 막고 바다를 풍성하게 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목재는 숲이 갖고 있던 녹색, 피톤치드, 음이온과 같은 본연의 효과를 그대로 머금고 있으므로 주거재료로 삶을 풍요롭게 하며, 숲이 갖고 있는 정서를 이어가고 있다.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비대면 언택트(untact)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서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효과가 으뜸이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대비의 그린뉴딜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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