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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영원 무렵
영원 무렵- 박은정 죽을 때까지 함께하겠다는 말은 기억 속에서만 살아남았다 처방전을 주고 색색의 알약을 삼키고 다들 그렇게 사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선생님, 저는 이미 잃을 것도 없고 얻고 싶은 것도 없는 시간들을 투약한 지 오래예요 눈 내리는 밤 ...
함성호 시인  2020-04-01 11:23
[시로 보는 세상] 신곡을 찾아서
신곡을 찾아서- 김종철 두오모 언덕에서 단테는 두오모 성당의 신축을 바라보는데 피렌체 상인이 지나다 가장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었다 삶은 달걀이지 수년이 지나 두오모 신축을 내려다보다가 피렌체 상인이 지나는 투로 뭣과 함께 먹으면 좋으냐 묻는다 소금...
함성호 시인  2020-03-16 13:28
[시로 보는 세상] 초급반 탁구교실에서
초급반 탁구교실에서- 이영옥공이 온다공만이 아는 길로 공이 온다공을 쫓아가면 칠 수 없다눈앞에 온 공을 밀어내듯이 스윙해야 한다관심 없었다는 듯이,기를 쓰고 따라가면 공은 보란 듯이 빗나간다당신이 내게 왔을 때도무관심한 척,힘을 따라간 방향은 곧잘 엉...
함성호 시인  2020-03-02 11:14
[시로 보는 세상] 서쪽행 편도 북쪽마을에서의 일 년
서쪽행 편도북쪽마을에서의 일 년- 심재휘자고 일어나 또 차를 몰고 갔다밀 수확도 끝난 들판 사이로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가며칠 동안 길었다2차선 도로와 서쪽만 전부이던 박모였고언덕길 아래 멀리중앙선 위의 검은 점 하나점점 커지며 다가왔다차들이 빠르게 달...
함성호 시인  2020-02-17 10:47
[시로 보는 세상] 말 할 수 없는 애인
말 할 수 없는 애인- 김이듬물이 없어도 표류하고 싶어서외롭거나 괴롭지 않아도 살고 있기 때문에우리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돌아오거나 영 돌아오지 않겠지가까운 곳에서 찾았어우리는 모였지 인도 아프리카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사람들과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
함성호 시인  2020-02-03 11:47
[시로 보는 세상] 틈새
틈새- 김연숙 언젠가는 저 틈새를 건너야 한다춤을 추듯 가볍게건너야 한다공포는 지금살아 있다는 표시성(聖) 카타리나의 심장도 몹시 뛰었다소리를 내며 맞물려 오는 톱니바퀴엔굳은 피와 뼛조각 끼어 있었다두 눈을 감았을까두 개의 바퀴가 굴러온다성녀는 아름답...
함성호 시인  2020-01-17 14:07
[시로 보는 세상] 다시 봄
다시 봄- 권혁소 산중에도 봄꽃 몇몇 연애처럼 오신다 와야 할 아이들은 아직 소식없는데 소식보다 먼저 수선水仙이 오셨다 땅속에서 솟아날까 매화는 고개를 숙였고 하늘에서 내려올까 참꽃은 목을 세웠다 얘들아 곤줄박이도 굴뚝새도 분주한 봄 너희들은 어느 바...
함성호 시인  2020-01-02 13:07
[시로 보는 세상] 고지(告知)
고지(告知)- 이학성천상에서 바람이 불어왔다기쁘거나 슬픈 노랫소리가 들려왔다.그 외의 징후라곤 없었다.전언은 낙원에 머무는 누구에게도발각되지 않았다.누구의 눈에 띄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대천사 가브리엘이사이프러스 나무 숲을 헤치고 와서뜻을 전했다.훗...
함성호 시인  2019-12-16 11:16
[시로 보는 세상] 비의 입국
비의 입국- 배영옥 공항엔 열대성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다시외버스 정류장처럼 소란스러운소나기들의 집합소,매끄러운 피부를 만지작거리며뜨거운 공기 속을 떠도는휘발유 냄새는그리운 한 생을 돌이키는 듯했다모든 게 조금씩 낡아 있었다건물도, 간판도, 사람도낡음의...
함성호 시인  2019-12-04 10:47
[시로 보는 세상] 빠찡코
빠찡코- 송승언죽고 싶은 마음이 칼을 찾지는 않고죽고 싶은 마음이 강을 찾지는 않고죽고 싶은 마음이 빠찡코를 찾는다죽고 싶은 마음들이 빠찡코에 모인다아무도 없는 거리를 보며 아무도없는 거리를 지나가면시인 두엇쯤이 앉아 있는 빠찡코가 보인다쭉 뻗는 그 ...
함성호 시인  2019-11-04 11:42
[시로 보는 세상] 외국 여행
외국 여행- 이영주각자의 말들로 서로를 물들일 수 있을까나는 그의 어둠과 다른 색오래전 이동해 온 고통이여기에 와서 쉬고 있다어떤 불행도 가끔은 쉬었다 간다옆에 앉는다노인이 지팡이를 내려놓고태양을 바라보고 있다흰 이를 드러내며 나는 웃고우리의 혼혈은 ...
함성호 시인  2019-10-17 14:42
[시로 보는 세상] 혈여(血餘)
혈여(血餘)- 김두안머리카락이 자란다. 싹둑 잘라 버린 머리카락이, 고요할수록 근질근질한 머리카락이, 온통 불길한 생각들이, 머리통을 쥐어뜯던 머리카락이, 악을 쓰며 부정했던 기억이, 두통처럼 날카로운 머리카락이, 심장이 토해 낸 싸늘한 머리카락이, ...
함성호 시인  2019-10-02 13:20
[시로 보는 세상] 긍정적인 밥
긍정적인 밥- 함민복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너무 박하다 싶다가도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국밥이 한 그릇인데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덮여 줄 수 있을...
함성호 시인  2019-09-17 11:00
[시로 보는 세상] 그리고 나는 눈 먼 자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눈 먼 자가 되었다- 강정걸을 땐,다리여 사라져라네가 내 이름이 되지 않도록땅이 너를 탓하지 않도록- 『그리고 나는 눈 먼 자가 되었다』 / 강정 시집 / 문학실험실 / 2019년오이디푸스의 불운은 아버지 라이오스의 죄 때문이다. 라이오스는...
함성호 시인  2019-09-02 14:52
[시로 보는 세상] 내가 없는 세상
내가 없는 세상- 장정일고추잠자리가 몰려다니는 흰 등대풍뎅이가 기어가는 방파제입이 쩍 벌어지도록 하품을 하는 수평선누군가가 바람에 날려 가지 않게자신의 밀짚모자를 한 손으로 꾹 누르고 있다헤드라이트가 수분을 섭취하는 숲경적을 울리자 갑자기 나타난 저수...
함성호 시인  2019-08-16 11:34
[시로 보는 세상] 저녁에 입들
저녁에 입들- 정끝별한 이불에 네 다리를 꽂지만 않았어도서로 휘감기지도 엉키지도그리 연한 속살이 쓸리지도 않았을 텐데한솥밥에 내남없는 숟가락을꽂지만 않았어도서로에 물들지도 병들지도그리 쉽게 행복에 항복하지도 않았을 텐데한 핏줄에 제 빨대를 꽂지만 않았...
함성호 시인  2019-08-01 14:06
[시로 보는 세상] 반투명한
반투명한- 박세미호수 위 얇은 얼음이 깨지고 있다나의 어린 하마는 허우적대지 않는다뿌연 얼음이 부서지며날카로운 소리를 내어도작은 두 귀만 수면 위에 띄우고 사라진다나의 어린 하마는아마 물속에서 좋았을 것이다유리를 사랑한 적 있다더이상 투명해질 수 없을...
함성호 시인  2019-07-16 17:59
[시로 보는 세상] 그해 겨울
그해 겨울- 김재룡문풍지가 부르르 떨면서 호얏불이 파득거렸다. 삿갓봉 들머리에서부터 들판을 가로지르며 승냥이 울음소리가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안방 화로 냄비에는 무가 자작이며 푹 물러갔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시는 함흥할머니가 매일 저녁 올려놓는...
함성호 시인  2019-07-01 11:49
[시로 보는 세상] 하얀 돌
하얀 돌- 윤병무이제 사랑노래는 끝났습니다듣지도 부르지도 않겠습니다울음 그친 자리가구에 남은 손길상복(喪服) 같은 빨래 사이로 비친 햇살시선 돌리면 어느새텅 빈 밤이 혼자 와 있습니다가장 믿을 만한 하얀 돌을 골라속내를 털어놓고 저도 돌이 되겠습니다 ...
함성호 시인  2019-06-18 09:38
[시로 보는 세상] 밀크 캬라멜
밀크 캬라멜 - 하재연 나랑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이어달리기는 아슬아슬하지 누군가는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야 혀는 뜨겁고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운 것 부스럭...
함성호 시인  2019-06-0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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