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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수면장애
수면장애- 김명인꿈이 증폭되지만 날개가 없으니침대 아래로 불시착이나 하지발도 못 디디는 잠,갈 데까지 가서 헤맨다는 생각에수면 밖을 두리번거리는데밤비가 성긴 빗자루로흉몽의 찌꺼기들 쓸어 모은다모음이 비었는지 ㅅㅅ거리는 빗소리너는 빗줄기를 타고 방금 도...
함성호 시인  2018-10-16 16:08
[시로 보는 세상] 내 눈에 지느러미를 다오
내 눈에 지느러미를 다오- 최승호나는 바라는 것 없이 바라보려고 애쓴다어부들이 긴 칼로상어 지느러미를 도려낼 때상어들이 폐기물처럼 바다에 던져질 때 나는 바는 것 없이 바라보려고 애쓴다벌목으로 토막 난 통나무들처럼상어들이 지느러미 없는 지느러미를 꿈틀...
함성호 시인  2018-10-01 13:15
[시로 보는 세상] 열대야
열대야- 김선재가도 가도 여름이었죠. 흩어지려 할 때마다 구름은 몸을 바꾸고 풀들은 바라는 쪽으로 자라요. 누군가 길을 묻는다면 한꺼번에 쏟아질 수도 있겠죠. 쉼표를 흘려도 순서는 바뀌지 않으니까. 곁에는 꿈이니까 괜찮은 사람들. 괄호 속에서 깨어나는...
함성호 시인  2018-09-17 13:28
[시로 보는 세상] 밤과 낮
밤과 낮- 최하연 문경이나 곡성 어느 길에서 낡은 경운기 지나가면 그 뒤로는 모두 어둠이어서 까마귀 떼가 국지성 함박눈을 뚫고 209동 옥상에서 주진리 산13번지로 날아간다 -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최하연 시집 / 문학실험실 / 2018년우리가 지...
함성호 시인  2018-09-03 13:22
[시로 보는 세상] 국경을 넘는 일
국경을 넘는 일- 임경섭살아 있는 한넘지 못할 국경 한군데쯤은누구나 가지고 있지그러나 넘으려 하지 않는 국경은누구에게도 없네세 살 난 쿠르디는가족과 함께만선이 된 조각배를 타고에게해의 광활한 국경을 넘고 있었다우리 단지 아이들이가방을 메고시끄럽게교문을...
함성호 시인  2018-08-16 13:31
[시로 보는 세상] 사나운 연어 떼가 밀려갔다
사나운 연어 떼가 밀려갔다- 박성현육교 손잡이를 잡고 한 여자, 가파르게 기울고 있다물길을 거스르며 연어 떼, 지느러미를 흔든다 얼굴은 사납고 입술은 길게 찢어져 있다한 여자, 핸드백을 놓친다 바닥에 기포가 가득하다 지금 몇 시니? 덜컥, 문이 닫히자...
함성호 시인  2018-08-01 13:57
[시로 보는 세상] 이덕구 산전
이덕구 산전- 김경훈우린 아직 죽지 않았노라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내 육신 비록 비바람에 흩어지고깃발 더 이상 펄럭이지 않지만울울창창 헐벗은 숲 사이휘돌아 감기는 바람소리 사이까마귀 울음소리 사이로나무들아 돌들아 풀꽃들아 말해다오말해다오 메...
함성호 시인  2018-07-16 14:56
[시로 보는 세상] 벽공무한(碧空無限)
벽공무한(碧空無限)- 장이지여동생은 사람이 싫은 토끼 변태,1)나는 그냥 변태.토끼성애자인 동생을 거리로 몰아내고오늘도 나는 낙서를 한다.“어떻게 하면 이 무한히 확장되어가는 죽음의 세계를 끝장낼 수 있을까.”하늘성애자도 테러리스트도 아무것도나는 아니...
함성호 시인  2018-07-02 15:14
[시로 보는 세상] 명징明澄
누가 누구랑 결별하는지누가 누구를 증오하는지무엇이 무엇과 시한부인지그래서 말 못 할 이유들로 마실 때 명징은 자유로운 자연 구역이 되는가 가장 쉽게 더러워질 오염 구역인가은닉한 것은 재산 빼돌린 정신의 조각원탁/회의취급/태도진흙발로 성큼 걸어와 문득 ...
함성호 시인  2018-06-18 15:35
[시로 보는 세상] 지옥
지옥- 유희경비가 내리고 있었다 급히 흘러가는 개천을 가로질러 다리가 하나 있었다 우산을 쓴 내가 그 다리를 건너가고 있었다 개천가에, 개천가에 긴 새가 서 있었다 걸음을 멈춘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쪽을 보았다 긴 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불편했기...
함성호 시인  2018-06-01 13:23
[시로 보는 세상] 껌을 씹는 오후 네 시
껌을 씹는 오후 네 시- 신혜정어쩌자고 벌어진 그 입에나를 담갔을까달콤한 향기였나고운 것엔 언제나 손이 간다 입에 넣고 싶다 달콤한 말들이 퍼지도록 오래오래 씹고 싶다봄날의 꽃 같은 거였나 돌아보면 이미 지고 없는 바닥에 질겅질겅 밟히는 어쩌다 태어나...
함성호 시인  2018-05-02 10:52
[시로 보는 세상] ‘영원’ 중에서 반짝이는 부분
‘영원’ 중에서반짝이는 부분- 임재정죄조차 길이라면 좋겠네벚나무 벚나무 꽃 진 그늘에 숨어, 아름드리 소나무를 품어보는 일이 허리를 옥죈 관대 같아 그럭 아린 이승의 맛이다 밤이면 소쩍새 울고 낮엔 송홧가루 날린다 탁란 뒤안길의 뻐꾸기 날개짓이 어제의...
함성호 시인  2018-04-16 13:37
[시로 보는 세상] 저쪽
저쪽- 이순현여기로 와서 우는 저쪽아무도 받지 않는다칼을 물고 잠든 칼집이거나맨땅에 부어놓은 물이거나옴짝달싹할 수 없는 감정의 극지한 사람이 고통받아도지축은 휘청거린다덫에 걸린 부위를 물어뜯어서라도자유가 되고 마는 짐승들의 서식지여기로 와서울고 또 울...
함성호 시인  2018-04-02 11:26
[시로 보는 세상] 알람시계 2
알람시계 2- 문태준시들어가는 수풀에 갔네수풀은 열한번째 달의 끝에 있네나는 마지막 곡을 듣네수풀은 건자두 같네볼륨이 낮아요, 라고 나는 말하네눈 좀 더 떠봐요, 라고 나는 말하네시간의 불을 켜지 마세요, 라고수풀은 말하네나는 알람 시계를 주워 들었네...
함성호 시인  2018-03-16 14:10
[시로 보는 세상] 추신
추신- 임곤택우울한 정신을 준 아버지에게집 아닌 곳을 처음 보여준그 마을 성당에게무엇이든 함께 마시고 싶던고1 때의 여학생에게그로부터 3년 뒤 겨울에게군청 앞을 지나는 4킬로 남짓등굣길에게마당의 박하 잎과 박하 향,그 중독의 강림에거울을 부수게 한베이...
함성호 시인  2018-03-02 15:02
[시로 보는 세상] 재회
재회- 이종형각각 일행이 있는 한 사내와 여자가모리화하는 밥집 식탁에 각각 자리 잡아음식을 주문했다사내는 보리비빔밥에 고추장을너무 풀어 넣어 목이 막혔지만건너편 식탁의 여자는 가만가만들깨수제비를 입에 떠 넣었다식사를 끝내고먼저 일어서는 여자와딱 한 번...
함성호 시인  2018-02-19 13:47
[시로 보는 세상] 입과 지느러미
입과 지느러미- 신영배입은 흔드는 것인데그 저녁엔 입을 너무 많이 써서 가슴이 다 닳았다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때그 말은 흔들어야 했는데보내고흔들리는 방이 물속에선 지느러미를 쓴다-『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신영배 시집 / 문학과 지성사 / 2017그래...
함성호 시인  2018-02-01 13:39
[시로 보는 세상] 낙엽 쓰는 노파여
낙엽 쓰는 노파여- 장석남11월의 아침을 쓰는 노파여저녁을 쓰는 노파여바람까지도 쓰는 노파여낙엽을 이기려는가?낙엽 쓰는 이 없는 그 어느날을내게 주시려는가?고요의 그 어느날을 어쩌시려는가?나뭇가지 사이 젖어가는 하늘이나한꺼번에 보이시려는가?어머니여,비...
함성호 시인  2018-01-16 13:39
[시로 보는 세상] 칼날이 잠든 곳
칼날이 잠든 곳- 박신규새끼 밴 생구(生口) 따위가 사람보다 더 대접받는다고, 면도날 하나를 여물에 넣고 두근두근 내가 더 야위어가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내 혀 깨물고 죽어도 울지 말거라, 속병으로 약봉지를 끼고 사는 노모는 걸핏하면 일을 때려치우는 자...
함성호 시인  2018-01-02 13:57
[시로 보는 세상] 그 겨울의 끝
그 겨울의 끝- 송종찬강 건너가 그립더니건너갈 수 없는 심연이 그리워지더니사나흘 귓불을 스치던 북풍에 강이 얼고그대를 찾아 얼어붙은 강을 건너갔더니눈보라에 거세게 흩날리더니폭설은 돌아갈 길마저 지워버리더니벌판 끝 성당의 불빛만 희미하게 반짝이고프레스코...
함성호 시인  2017-12-1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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