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78건) 제목보기제목+내용
[시로 보는 세상] 새잎이라는 짐승
새잎이라는 짐승- 류경무한 아이가 긴 하픔을 하며 돋아난다솟구친다 사자처럼,쫓기는 가젤처럼 솟아오르는새잎이라는 짐승너무 푸르러서 슬플 때도 있었지 아마?새잎의 새로운 빛은 저렇게 빛난다모든 목숨이 그러하듯새잎아, 라고 불러주면 깔깔 웃던한 덩어리 초록...
함성호 시인  2019-02-01 10:37
[시로 보는 세상]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이응준낙타가 바라보는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화요일.슬픈 내 마음 저기 있네, 햇살과햇살 그 사이에 막연히.목화, 내 여인. 나의 이별, 목화.아름다왔던 사랑도 아름다운 추억 앞에서는 구태의연하구나.절망과 내가 이견이 없어서 ...
함성호 시인  2019-01-17 11:00
[시로 보는 세상] 서른
서른- 오은뜬구름을 잡다가어느 날 소낙비를 맞았다생각없이 걷다가 길을 잃기도 했다생각이 없을 때에도 길은 늘 있었다그래도 지구는 돈다그런데 머리는 왜 안 돌아갈까?너무 슬픈데 눈물이 한 방울도나지 않았다다음 날, 몸 전체가 통째로 쏟아졌다어른은 다 자...
함성호 시인  2019-01-03 15:03
[시로 보는 세상] 꽃병
꽃병- 채호기저 꽃병은 자신이 흙이었던 때를기억할까?꽃은 산모퉁이에. 들판에사라지는 목소리들로 사그라들고꽃이 없는 빈 병이 아름답다.죽어서 흙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은꽃병의 자매였다는 것을마침내 알아챘을까?아무것도 꽂지 않았을 때비로소 자기였다는 것을 알...
함성호 시인  2018-12-17 14:36
[시로 보는 세상] 오래된 정면
오래된 정면- 오유균치켜든 머리가 있다, 죽어서도웃는 머리가 있다줄을 서서 큰절을 하고뒷걸음으로 물러나는 머리가 있다손바닥보다 큰 상추 위에 쌈장과 마늘을 얹고서로의 안부를 우적우적 씹으며묻는 머리가 있다입가에 쌈장 묻은 줄 모르고화살표 같은 나무젓가...
함성호 시인  2018-12-03 17:37
[시로 보는 세상] 복사꽃 통신
복사꽃 통신- 남길순꽃 피었다 / 오너라해마다 그 아래 자리를 펴고나를 눕힌다, 나란히 눕는 봄엄마 젖은 애기 젖내 젖은 엄마 젖서로의 젖꼭지를 바꿔 달며 복숭아는 자라고산 나비가 죽은 나비를 지울 때까지어디 가서 백년이나 이백 년쯤 잠들다 왔는지여든...
함성호  2018-11-16 17:23
[시로 보는 세상] 흰 나무 검은 나무
흰 나무 검은 나무- 김지녀흰 나무야 검은 나무야슬픔이 길어졌다 고드름처럼 녹고 있다목요일 밤에서 금요일 아침까지 흰 나무야검은 나무야거울 속에서 눈이 내렸다목이 길어졌다 손가락과 마음이 자꾸 길어져 결국나는 헝클어져버렸다, 눈 속에서흰 나무야 검은 ...
함성호 시인  2018-11-01 16:54
[시로 보는 세상] 수면장애
수면장애- 김명인꿈이 증폭되지만 날개가 없으니침대 아래로 불시착이나 하지발도 못 디디는 잠,갈 데까지 가서 헤맨다는 생각에수면 밖을 두리번거리는데밤비가 성긴 빗자루로흉몽의 찌꺼기들 쓸어 모은다모음이 비었는지 ㅅㅅ거리는 빗소리너는 빗줄기를 타고 방금 도...
함성호 시인  2018-10-16 16:08
[시로 보는 세상] 내 눈에 지느러미를 다오
내 눈에 지느러미를 다오- 최승호나는 바라는 것 없이 바라보려고 애쓴다어부들이 긴 칼로상어 지느러미를 도려낼 때상어들이 폐기물처럼 바다에 던져질 때 나는 바는 것 없이 바라보려고 애쓴다벌목으로 토막 난 통나무들처럼상어들이 지느러미 없는 지느러미를 꿈틀...
함성호 시인  2018-10-01 13:15
[시로 보는 세상] 열대야
열대야- 김선재가도 가도 여름이었죠. 흩어지려 할 때마다 구름은 몸을 바꾸고 풀들은 바라는 쪽으로 자라요. 누군가 길을 묻는다면 한꺼번에 쏟아질 수도 있겠죠. 쉼표를 흘려도 순서는 바뀌지 않으니까. 곁에는 꿈이니까 괜찮은 사람들. 괄호 속에서 깨어나는...
함성호 시인  2018-09-17 13:28
[시로 보는 세상] 밤과 낮
밤과 낮- 최하연 문경이나 곡성 어느 길에서 낡은 경운기 지나가면 그 뒤로는 모두 어둠이어서 까마귀 떼가 국지성 함박눈을 뚫고 209동 옥상에서 주진리 산13번지로 날아간다 -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최하연 시집 / 문학실험실 / 2018년우리가 지...
함성호 시인  2018-09-03 13:22
[시로 보는 세상] 국경을 넘는 일
국경을 넘는 일- 임경섭살아 있는 한넘지 못할 국경 한군데쯤은누구나 가지고 있지그러나 넘으려 하지 않는 국경은누구에게도 없네세 살 난 쿠르디는가족과 함께만선이 된 조각배를 타고에게해의 광활한 국경을 넘고 있었다우리 단지 아이들이가방을 메고시끄럽게교문을...
함성호 시인  2018-08-16 13:31
[시로 보는 세상] 사나운 연어 떼가 밀려갔다
사나운 연어 떼가 밀려갔다- 박성현육교 손잡이를 잡고 한 여자, 가파르게 기울고 있다물길을 거스르며 연어 떼, 지느러미를 흔든다 얼굴은 사납고 입술은 길게 찢어져 있다한 여자, 핸드백을 놓친다 바닥에 기포가 가득하다 지금 몇 시니? 덜컥, 문이 닫히자...
함성호 시인  2018-08-01 13:57
[시로 보는 세상] 이덕구 산전
이덕구 산전- 김경훈우린 아직 죽지 않았노라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내 육신 비록 비바람에 흩어지고깃발 더 이상 펄럭이지 않지만울울창창 헐벗은 숲 사이휘돌아 감기는 바람소리 사이까마귀 울음소리 사이로나무들아 돌들아 풀꽃들아 말해다오말해다오 메...
함성호 시인  2018-07-16 14:56
[시로 보는 세상] 벽공무한(碧空無限)
벽공무한(碧空無限)- 장이지여동생은 사람이 싫은 토끼 변태,1)나는 그냥 변태.토끼성애자인 동생을 거리로 몰아내고오늘도 나는 낙서를 한다.“어떻게 하면 이 무한히 확장되어가는 죽음의 세계를 끝장낼 수 있을까.”하늘성애자도 테러리스트도 아무것도나는 아니...
함성호 시인  2018-07-02 15:14
[시로 보는 세상] 명징明澄
누가 누구랑 결별하는지누가 누구를 증오하는지무엇이 무엇과 시한부인지그래서 말 못 할 이유들로 마실 때 명징은 자유로운 자연 구역이 되는가 가장 쉽게 더러워질 오염 구역인가은닉한 것은 재산 빼돌린 정신의 조각원탁/회의취급/태도진흙발로 성큼 걸어와 문득 ...
함성호 시인  2018-06-18 15:35
[시로 보는 세상] 지옥
지옥- 유희경비가 내리고 있었다 급히 흘러가는 개천을 가로질러 다리가 하나 있었다 우산을 쓴 내가 그 다리를 건너가고 있었다 개천가에, 개천가에 긴 새가 서 있었다 걸음을 멈춘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쪽을 보았다 긴 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불편했기...
함성호 시인  2018-06-01 13:23
[시로 보는 세상] 껌을 씹는 오후 네 시
껌을 씹는 오후 네 시- 신혜정어쩌자고 벌어진 그 입에나를 담갔을까달콤한 향기였나고운 것엔 언제나 손이 간다 입에 넣고 싶다 달콤한 말들이 퍼지도록 오래오래 씹고 싶다봄날의 꽃 같은 거였나 돌아보면 이미 지고 없는 바닥에 질겅질겅 밟히는 어쩌다 태어나...
함성호 시인  2018-05-02 10:52
[시로 보는 세상] ‘영원’ 중에서 반짝이는 부분
‘영원’ 중에서반짝이는 부분- 임재정죄조차 길이라면 좋겠네벚나무 벚나무 꽃 진 그늘에 숨어, 아름드리 소나무를 품어보는 일이 허리를 옥죈 관대 같아 그럭 아린 이승의 맛이다 밤이면 소쩍새 울고 낮엔 송홧가루 날린다 탁란 뒤안길의 뻐꾸기 날개짓이 어제의...
함성호 시인  2018-04-16 13:37
[시로 보는 세상] 저쪽
저쪽- 이순현여기로 와서 우는 저쪽아무도 받지 않는다칼을 물고 잠든 칼집이거나맨땅에 부어놓은 물이거나옴짝달싹할 수 없는 감정의 극지한 사람이 고통받아도지축은 휘청거린다덫에 걸린 부위를 물어뜯어서라도자유가 되고 마는 짐승들의 서식지여기로 와서울고 또 울...
함성호 시인  2018-04-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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