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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숙(山宿) 산중음(山中吟) 1- 백석여인숙이라도 국수집이다모밀가루포대가 그득하니 쌓인 웃간을 들믄들믄 더웁기도 하다나는 낡은 국수분틀과 그즈런히 나가 누어서구석에 데굴데굴하는 목침(木枕)들을 베여보며이 산(山)골에 들어와서 이 목침들에 새까마니 때를올리고 간 사람들을 생각한다그 사람들의 얼굴과 생업(生業)과 마음들을 생각해 본다 - 고형진 엮음 ‘정본 백석 시집’ 중에서/ 문학동네/ 2007년백석의 시는 따뜻하고, 권태롭고, 고요하다. 따뜻한 것은 목침들에 묻은 새까만 때를 보고 더럽다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베고 어딘가로 뿔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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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 시인
2023.09.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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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은 눈으로 봤을 때 흥미와 관심이 끌리면 만져보고 싶어 한다. 이는 관계 맺기의 시작으로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익히기 위함에서 비롯된다. 공공장소에 사람의 손길이 닿는 목재는 손 얼룩이 져 있다. 사람들이 얼마나 목재를 많이 만져보았는지 한 눈으로 가름할 수 있다. 콘크리트나 강재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는 목재와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행동의 발로(發露)로 목재 사랑의 징표라고 생각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쿠마켄코(隈研吾)는 목재를 통해 인간 뿌리의 가설을 찾고 있다. 그는 “나무를 사용하면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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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08.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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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김남주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윗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 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김남주 시집 ‘사랑의 무기’ 중에서/ 창작과비평사/ 1989년김남주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가리켜 “그것은 무슨 거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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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 시인
2023.08.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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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에 있는 해변 및 공원 일대를 가리키며, 강릉 시가지에서는 남쪽으로 약 18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해맞이 장소로 매우 유명한 장소이며, 매년 12월 31일이면 호미곶, 간절곶 등과 같이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는 곳 중 하나다.정동진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한양의 광화문 기준으로 정동(正東)쪽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현대의 측량기술로 측정한 실제 정동쪽은 지금의 정동진에서 직선거리로 남쪽방향으로 15㎞ 지점에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일출로 3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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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2023.08.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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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8.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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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치 창출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문제 발견(problem finding)’과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이 그것이다. 문제 해결은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에 집중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활동이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웠던 대부분의 교육은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학교 교육을 열심히 받고 수학이나 영어 문제를 잘 풀면 좋은 대학을 나와 훌륭한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문제 발견과 관련해서는 제도권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공교육 과정을 충실히 이행해 명문대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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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3.08.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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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보타니아는 botani(식물)와 topia(낙원)의 합성어로 식물의 천국이라는 뜻으로 푸른 남해와 경관이 수려하기로 이름난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는 해상 식물 공원이다.거제도 본섬에서 4㎞정도 떨어져 있으며,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물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하며, 강우량이 많아서 여러 가지 난대 및 열대성 식물이 자라기 좋다. 특히 외도로 가는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해금강의 아름다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려하다.외도 보타니아의 탄생외도는 거제의 60여 개의 무인도 중 하나로 한 부부가 꽃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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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2023.08.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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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김수영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 김수영 시선 ‘거대한 뿌리’ 중에서/ 민음사/ 1995년풍경이 풍경을 반성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파경이라고 부른다. 상황이 상황을 반성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파국이라고 부른다. 졸렬과 수치가 자신을 반성하면 우리는 그것을 의(義)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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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 시인
2023.08.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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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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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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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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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과 접촉 없이는 살 수 없고 자연을 가까이 두면 긍정적인 마음이 생긴다. 이를 두고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자연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자연은 기쁨에서 기쁨으로 이어지며 우리 마음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남긴다.”1) 라고 했다.인간에게 없으면 안 될 필수 요소가 자연이다. 하지만 실내에서 90% 이상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대인들은 자연과 접할 기회가 점차 줄어들면서 자연 결핍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자연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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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07.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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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병산서원(安東 屛山書院)은 서애 류성룡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건립한 서원이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낙동강을 바라보며 있다. 그 강 너머 화산(花山) 아래 나지막하게 병산서원이 있다. 강은 동에서 서쪽으로 흐르고 화산 건너편에는 풍산 류씨(柳氏) 집성촌인 하회마을이 있다.문화재청은 2018년 1월 이곳 안동 병산서원을 비롯한 한국의 대표서원 9곳을 '한국의 서원'으로 지정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하여, 2019년 7월 1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병산서원의 역사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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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2023.07.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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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흔- 박성준숲이 나를 불렀으니 이제 좁은 몸속옷장에 걸려 있는 바람들흐물거리는 빗장뼈를 밤의 내부로 가라앉히네두꺼운 승모근이 옷걸이마다 붙잡고 있던 바람꼬리 아홉 개 달린 별똥별여우야 가지마 가지마 나는 밤을 만지려고그림자에 스며들어 누웠네뻐꾸기 시계를 끌어안고 잠든 사내가옷장으로 들어가 바람이 되었다는 소문과그 소문에 오독당한 귀들이 떠오르네나사가 삐걱거리는 내 복부를 열어젖히고보았을까 그런 밤의 축축한 잔해들혈거하는 울음들이 무릎 꿇은 바람을 일으켜여우 굴에 벽화를 그리네, 밤과 내통한 빛이 그리워내 갈비뼈, 어두운 물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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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 시인
2023.07.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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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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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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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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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올 만한 신기술로 단연 챗GPT를 꼽을 수 있다.하지만 현재 활용 수준은 정보검색 정도에 그치고 있다. 물론 챗GPT 등 생성형 아이디어는 ‘오늘 저녁 식사 메뉴 추천해줘’나 ‘사업모델 분석 방법 알려줘’ 등의 정보 검색이나 추천과 관련해서도 기존 포털 사이트 검색을 압도한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활용도에 머무는 것은 최첨단 컴퓨터를 사서 계산기로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생성형AI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 예를 들어 1000개의 텍스트 파일이 있다고 가정하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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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3.07.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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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서원은 안동 하회마을의 부용대(芙蓉臺) 동쪽에 있다. 부용대는 태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해당하며 정상에서 안동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높이 64m의 절벽이다. 이 부용대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옥연정사에서 왼편으로 산기슭을 따라 동북쪽 방향으로 가면 화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서원의 이름은 부용대 앞을 흐르는 낙동강 지류의 이름 ‘화천’을 딴 것이다. 서원은 조선 중기 퇴계 학문을 수학한 문경공(文敬公) 겸암 류운룡(謙菴 柳雲龍)을 기리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유림이 뜻을 모아 1786년에 건립하였다.화천서원의 역사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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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2023.07.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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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숨은 장마처럼- 류성훈 긴 숨은 장마처럼 젖어서 온다, 밤과 널 볼 수 없어 절상과 어울리는 침상은 엎지르기 전의 물잔은 아무도 걷지 않는 커튼과 내 뜨거웠던 도가니와 네 벌어진 솔기는, 그리고 비는 돌아가기 어려운 쪽으로만 아물었다 왜 이제 왔어 왜 아직 여기 있어 부러진 가지들을 이어 붙이는 계절을 가을이라고 부르고 싶어 터진 옷에서 터진 옷으로 갈아입는 우리의 밤은 꺾이지 않았어 그렇게 주여 주여 주여,를 외치며 충분히 쓰게 웃던 입술의 꿈이 뼈도 없이 창가에 서 있다 - 류성훈 시집 ‘라디오미르’ 중에서/ 파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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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 시인
2023.07.13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