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거라고 해서 그냥 부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참사였다. 광주 학동 재개발현장붕괴사고 얘기다. 해체의 순서와 공법을 짜는 철거 설계는 신축만큼 어쩌면 더 어렵다. 해체 과정에서 취약해지는 건물의 매 단계 별 안정성(stability)을 확보하는 일종의 역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를 복기해보자. top-down 방식으로 해체하겠다는 계획까지는 좋다. 긴팔 파쇄기(long-boom back-hoe)를 쓰거나 크레인으로 옥상에 올려놨으면 문제없었을 것을 비용을 아낀답시고 경사로(盛土體)를 만들었다. 흙은 고체와 액
논설위원 칼럼
함인선 논설위원
2021.07.05 14:23
-
사업 시행자가 어떤 부지에 공동주택이나 큰 규모의 건축물을 인허가 받을 때, 사업 시행의 부지 일부를 공공부지로 내놔야 할 때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공공도로나 공원용지로 자신의 땅을 기부채납해야 할 때가 생긴다. 응당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을 사업가나 토지주에게 떠넘기는 식이다.기부채납은 기부자가 그의 소유재산을 국가나 지자체의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으로 증여하는 기부의 의사 표시를 하고, 국가나 지자체에서 이를 수락함으로써 성립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어떤 사업 시행에서 일정 부분 자신의 재산
건축과 삶
추원호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신세대그룹 <전라북도건축사회>
2021.07.05 13:45
-
비교적 이른 나이에 취득한 건축사 자격. 하지만 동시에 임신과 출산, 독박 육아로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일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지만, 연속적이지 않은 업무는 개정된 법규들을 빠르게 체크하고 대응하기에 쉽지 않은 형태가 됐다. 직원일 때는 많은 일정도 컨트롤했는데, 결국 이런 느낌이 경력단절이겠구나 싶었다. 많은 고민이 있었고, 여전히 또 다른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곧 학부모가 되는 나는 더 늦기 전에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싶고, 사무실 운영에 대한 방향을 재정비할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한 프로젝트를 임하면
발언대
김나현 건축사 · 이안 건축사사무소 <충청남도건축사회>
2021.07.05 13:41
-
베트남 호찌민에서 남쪽으로 4시간 이동하여 아늑한 숲이 있는 작은 호수를 거쳐 조금 걷다 보니 무이네 백사막이 펼쳐진다. 베트남에 흰모래 사막이라니…. 고운 모래 입자가 아가의 피부처럼 뽀얗다. 발자국 하나 없는 무구함이 처녀림 같다. 원만한 곡선이 주는 편안함에 뜨거운 태양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머물렀다. 건축학 개론에 나오는 선의 조화가 떠오른다.
건축만평/포토에세이
정병협 건축사 · 나은 건축사사무소
2021.07.05 13:31
-
건축만평/포토에세이
강정삼 건축사 · 아키펌그룹 건축사사무소
2021.07.05 13:29
-
광주에서 벌어진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해 아까운 생명들이 스러졌다. 충분히 운명대로 더 살아갈 사람들이 타인의 욕망과 부주의, 무모함, 그리고 현실감 없는 정책·구호 때문에 희생됐다. 이런 일이 왜 멈추지 않는 것일까? 이런 와중에도 재빨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명분을 쌓고 접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철거 건물 붕괴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특히 이번 광주 건물 붕괴 사고는 2년 전 벌어진 서울 잠원동 붕괴사고와 매우 유사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 서울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를 비롯해 수도 없이 많은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1.06.16 14:46
-
한국전쟁 후, 한국건축의 중요한 테마는 개발만능시대의 도시건축이었다. 늘어나는 인구와 팽창하는 도시를 감당하기에는 한옥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건축으로는 감당이 어려웠고, 벽돌과 콘크리트를 이용한 새로운 건축이 필요했다. 과거의 건축들은 낡음의 상징이었고, 새롭게 지어지는 건축물의 위용은 발전과 진보의 상징이었다. 도시건축에서 신축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과거의 건축물을 부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은 구형 가전제품을 버리고 신형 가전제품을 사는 것만큼 쉬운 행위였다. 집장사로 불리는 건설업자들이 득세했고, 거기에 맞춰 건축시장이 형성되어
시론
박준 건축사 · 무인 건축사사무소
2021.06.16 14:43
-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보고 나서 마음 한켠이 불편해졌다. 얼마 전에는 동료 건축사가 OO 맵이라는 곳에서 인공지능 건축설계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기사 링크를 보내줬다. 지번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건폐율, 용적률, 주차대수까지 계산해서 3D 형태로 보여준다니. 우스갯소리로 이제 설계일은 없어질 테니 바다에 가서 보말이나 줍든가, 갈치배를 타야겠다는 이야기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기술의 발전이 마치 목 앞의 칼처럼 다가오는 느낌이다.그나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인 인구 절벽은 보수
건축과 삶
김병수 건축사 · 빌딩워크샵 건축사사무소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
2021.06.16 13:38
-
“쓴맛조차도 사는 맛이며, 오히려 인생이 쓸 때 삶이 깊어진다면서 말이다. 그게 다 사람 사는 맛이란다.” - 채현국50대 중반의 나이!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2018년 초 발생한 사건1)으로 나는 고통의 시간으로 빠져들었고, 4년이 지난 지금도 사건은 마무리되지 않았다.20여 년 운영해오던 건축사사무소가 일상적 틀 안에서 분주함에 몸을 맡겨 나아가는 관성의 시간이었다면, 근래 경험한 4년은 나에게 차원이 다른 인내와 판단, 극복의 문제를 매일 접하게 만들었고, 스스로에
발언대
건축사 A
2021.06.16 13:31
-
해외로 나가기 힘든 요즘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많아집니다. 군 복무 시절을 보냈던 제주도의 그때는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힘들었지만, 지금의 여유로운 마음으로 보는 제주도는 곳곳 다양한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섬 외곽의 해변가를 따라 만들어져 있는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감상할 수 있습니다.그 중 송악산 중턱을 따라 만들어져 있는 해안 둘레길은 제주도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흥미로운 곳입니다. 제주도 남단에 있는 이 송악산 둘레길에서는 형과 동생이 같이 있는 듯한 모양의 형제
건축만평/포토에세이
정익재 건축사 · KN 건축사사무소
2021.06.16 13:19
-
건축만평/포토에세이
오필록 건축사·필로그건축사사무소
2021.06.16 13:14
-
건축사의 의무가입을 규정한 건축사법 개정안 통과가 목전에 와 있다. 이에 협회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전문가의 역할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숙고하고, 기존 시스템 역시 재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여전히 존재하는 의무가입 반대의 목소리에 대한 포용도 중요하다. 물론 그 내용을 보면 오해와 편견, 이를 기반한 소통 거부 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소통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머리를 맞대고 함께 개선해 나아가야 함이 마땅하다. 다만, 논란이 되는 몇 가지 부분은 의무가입과 전혀 상관없는 근본적인 문제나 병리 현상인 경우도 있다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1.06.03 14:23
-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충격과 공포 속에 빠트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제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백신을 개발하고 각국이 접종에 나섰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을 정도다.사회적 거리두기의 생활화, 일상이 되어버린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 활성화 등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많은 것이 바뀐 가운데 ‘공간’에 대한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특히 외출을 자제하고
시론
노희영 서울경제신문 기자
2021.06.03 14:22
-
때때로 농촌과 도시는 반의어처럼 쓰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설령 반의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적인 개념으로 비교 대상이 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인구의 밀도, 산업의 유형, 교통망과 편의시설, 생활환경과 자연환경, 토지이용과 공간구조, 일자리, 투자 수요 등 수없이 많은 사항에서 농촌과 도시는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삶의 공간’이라는 개념에서는 농촌과 도시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즉, 주어진 환경과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행태나 유형은 다를 수 있지만, 삶의 가치와 욕구까지 다른 것
건축과 삶
서재형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선
2021.06.03 14:01
-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송갑석 의원 외 11인의 발의로 올해 1월 국회에 접수됐다. 개정안 제34조(공제 조합의 설립 등)에 따르면 엔지니어링 공제조합 사업대상에 ‘조합원이 건설기술 진흥법, 건축사법 등에 따라 수행하는 사업에 필요한 보증·공제 및 융자 등의 사업’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감을 표한다.현재 건축사법에 따른 건축사 공제 업무는 건축사공제조합에서 수행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공제조합 정관은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건축사사무소 개설 신고를 한 건축사’마
발언대
김주성 건축사 · 서진건축사사무소 <인천광역시건축사회>
2021.06.03 13:59
-
몽골 초원 쳉헤르의 아침 여유롭게 산책하다 만난 손바닥만 한 귀염둥이 미어캣. 작은 동굴집에서 나와 두 발로 서서 귀를 쫑긋 경계하며 두리번거린다. 미어캣은 사막에서 굴을 파고 무리생활을 하며 천적의 습격에 대비하기 위해 무리 중 한 마리를 보초 세우는 것으로 잘 알려진 동물이다. 생전 처음 보는 녀석이라 호기심이 생겨 카메라를 꺼내며 쳐다보는 순간 눈치를 챘는지 표범처럼 앞으로 뛰어간다. 몽골여행을 하면 사막과 별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인적이 드문 사막 안으로 들어가면 아름다운 낙조와 더불어 밤 하늘을 관측할 수 있
건축만평/포토에세이
정병협 건축사 · 나은 건축사사무소
2021.06.03 13:51
-
건축만평/포토에세이
강정삼 건축사 · 아키펌그룹 건축사사무소
2021.06.03 13:50
-
건축사들 사이에서 업무범위와 역할에 대한 불만들이 터져 나올 때가 있다. 페이스북이나 개인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업무 과정에서 벌어진 일에 관한 불쾌한 감정의 수위가 상당하다. 그런데 이런 불만 섞인 글을 읽다 보면, 전체 건축사에 대한 오독과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왜냐면 이는 철저히 개인의 ‘입장(立場)’과 시각에서 바라본 불만이기 때문이다.건축사 간의 분쟁은 같은 건축사임에도 각자가 속해 있는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과 판단을 하면서 발생한다. 대부분 과거에 없던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1.05.17 14:38
-
부산의 지형은 산이 많아 땅이 부족하다. 바다 근처 평지와 매립지에는 큰 건물이 들어서고, 산 위의 경사지에는 작은 건물들이 땅이 생긴 대로 임의의 형태로 지어질 수밖에 없다 보니 자연적으로 켜켜이 쌓여진 석축과 같은 풍경을 하고 있다.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올 때면 외국인 관광객이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포인트 역시 이런 산만디 마을인 걸 보면 부산다운 풍경임이 분명하다. 평지가 부족한 탓에 이런 경사지 사이로 아파트가 불쑥 끼어들기 시작했고,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을 연출하게 되는데, ‘엄지척’ 이라 이름 지은 협소
시론
신주영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엠오씨
2021.05.17 14:36
-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지구적인 창궐로 최고의 힐링 아이템 중 하나였던 해외여행이 전면 차단되다시피 한 요즘 가슴 한편이 답답해 옴을 자주 느낀다. 건축사로서 1년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인 해외 건축 답사를 2년째 가지 못하게 되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건축사들에게는 여행이 고갈된 창작의 샘에 물을 공급할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처음으로 해외 건축 답사를 시작한 때가 자주 떠오른다. 1996년 대학원 시절 지금은 폐간된 모 건축 잡지사에서 진행한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루이스 칸
건축과 삶
조한묵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YEHA <대전광역시건축사회>
2021.05.17 14:00